마니산 다음으로 높은 산, 그 깊고 힘찬 산세를 따라
오늘은 바다를 건너 강화도로 향했습니다. 목적지는 바로 혈구산(海拔 460m). 강화군에서는 마니산(469m)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산입니다.
📍 혈구산은 어떤 산인가요?
혈구산은 그 이름부터가 역사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혈구’는 고려 시대 강화군을 부르던 지명에서 유래한 말로, 한자로는 '구멍 혈(穴)'과 '입구 구(口)', 즉 한강이 서해로 빠져나가는 내륙으로 통하는 입구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이 산은 단순히 높기만 한 산이 아닙니다. 정상까지 이어지는 길은 험하고 구불구불하지만, 그만큼 산세가 힘차고 깊어, 산 곳곳에 절들이 자리하고 있는 신령한 느낌의 산입니다.
🚶 등산 시작 – 고비고개에서
등산은 고비고개 주차장에서 시작했습니다.
처음부터 만난 건 고려산과 혈구산을 잇는 구름다리, 그 풍경이 인상 깊습니다.
고려산과 혈구산을 잇는 구름다리
등산로 초입에는 백합나무 조림지가 양옆으로 조성되어 있었고, 조금 올라가자 좌측에는 소나무, 우측에는 **참나무류(아마도 신갈나무?)**가 번갈아 가며 자라고 있더군요. 10분 정도 오르자 경사가 급격히 가팔라지며 첫 번째 깔딱고개가 나타났습니다.
이후엔 울창한 숲이 시야를 가려 다소 답답한 느낌도 있었어요.
🌿 다양한 식생, 그리고 깔딱고개들
혈구산의 매력 중 하나는 풍부한 식생입니다.
등산 중 진달래 군락지도 지나쳤는데, 봄에는 분홍빛 꽃들이 만발할 것 같아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 번째 깔딱고개를 넘자 그제야 시야가 트이며, 드디어 서해 바다와 주변 경관이 보이기 시작했어요.한편, 내려올 때 보았던 샛길과 다시 마주쳐 괜히 억울한(?) 생각도 들었네요.
네 번째 깔딱고개에는 오래된 소나무 군락이 펼쳐져 있어 고요하고 신비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 드디어 정상! 한반도 중심에서 바라본 풍경
마지막 고개를 넘자 정상은 바로 눈앞, 하지만 힘듦도 그만큼 절정이었습니다.
드디어 오른 혈구산 정상에는 ‘한반도의 중심’이란 글귀가 새겨진 표지석과 지적삼각점이 놓여 있었습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참 멋졌습니다.
- 앞쪽: 문수산과 강화대교
- 뒤쪽: 석모도와 석모대교
- 왼쪽: 예성강과 서해
- 오른쪽: 초지대교와 염하강
멀리 보이는 문수산과 강화대교
이 모든 풍경이 한눈에 펼쳐지니, 그간의 고생이 잊힐 정도였습니다.
🍎 하산하며 – 그리고 다음 산행을 기약하며
정상에서 과일과 물로 땀을 식히며 한참을 쉬었습니다.
오르는 데 1시간 30분(약 4,500보)가 걸렸고, 내려올 때는 다리에 힘이 좀 붙어서인지 1시간 정도로 훨씬 수월했어요.
내려오는 길은 올라올 때보다 수월하고, 세 번째 깔딱고개는 오히려 금방 내려왔네요.
⛰️ 다음엔 마니산으로!
이번 혈구산 등산은 체력적으로는 힘들었지만, 다양한 식생과 아름다운 경관, 그리고 역사적인 의미까지 모두 느낄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에는 강화도의 대표 명산인 마니산에 오를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