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바퀴> 평화누리길 조강철책 2코스, 문수산 정상에 서다
김포에서 그래도 제법 높은 문수산에 올랐다. ‘동네 한바퀴’ 코너의 첫 산행지로 문수산을 택한 이유는 우리가 분단국가라는 현실을 직접 접할 수 있는 민간인통제구역과 함께 살아가는 현장이기 때문이다.
지난주, 멋모르고 따라나섰다가 혼이 났던 경험을 떠올리며 이번에는 준비물을 단단히 챙겼다. 긴팔 옷, 물, 수건까지 꼼꼼히 챙겼다. 산행은 늘 그렇듯 첫 발걸음이 가장 어렵다. 보폭은 평지보다 좁아지고 숨은 금세 가팔라진다.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첫 번째 고비인 깔딱고개를 힘겹게 올라섰다.
문수산 정상까지 1.8km 중 겨우 100m를 올라왔다. 숨을 몰아쉬며 잠시 쉬었다가 문지(門址) 전망대를 향해 가장 난코스에 발걸음을 옮긴다. 문지 전망대에서 10분간 휴식을 취하고 나니 비로소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이제 능선을 따라 팔각정 휴게소로 향한다.
팔각정에서 다시 10분을 쉬고, 0.8km 남은 정상을 향해 나아갔다. 오르는 길에 나타난 **홍예문(남아문)**에서 잠시 멈췄다. 조각공원과 문수사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나타나는 곳이다. 이제 남은 거리는 0.4km.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길은 더욱 험해졌다.
홍예문
마지막 구간은 무려 335개의 데크 계단이 이어진다. 끝없이 펼쳐진 계단을 쉬지 않고 오르는데,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하지만 이 계단을 다 오르면 정상이라는 생각에 멈출 수가 없었다. 마침내 정상에 다다르니 **장대(將臺)**가 복원되어 있다. 평상에 올라 드러누워 10분간 쉬면서 물을 마시고 주위를 둘러봤다.
1.8km를 4,500보 걸어 1시간 30분 만에 오른 정상. 사방을 둘러보니 한강에 모래톱이 군데군데 보였다. 드넓은 한강 바닥이 모래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다시 몸을 추슬러 하산길에 올랐다. 올라왔던 역순으로 팔각정, 문지, 갈림길을 지나 출발점에 도착했다.
왕복 3.6km, 걸음 수 10,000보, 총 소요 시간 3시간 30분.
천천히 걸으며 자연을 느끼고, 숨 가쁘게 올랐던 만큼 성취감도 컸던 산행이었다. 다음 '동네 한바퀴'는 또 어떤 풍경을 만나게 될지 기대된다.
💡 여행 팁
- 코스: 평화누리길 조강철책 2코스, 문수산 정상
- 난이도: 중 (깔딱고개와 데크 계단 구간이 체력 소모가 큼)
- 예상 소요 시간: 왕복 약 3.5시간
- 준비물: 편안한 등산화, 물, 수건, 간단한 간식, 모자
- 버스 탑승: 홍대입구역, 신촌역, 합정역, 염창역, 송정역 등 서울 주요 역에서 3000번 직행좌석버스를 탑승합니다.
- 하차: 성동검문소(성동리 검문소) 정류소에서 내립니다.
- 하차해 오른쪽 산 입구로 가서 평화누리길 표시 아치로 올라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