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도전, 왕년의 자신감 가을 문턱
김포 문수산성에서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평화누리길을 걷는 어르신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아직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왕년의 자신감이 불쑥 솟구쳤습니다. 별다른 준비 없이 끓어오르는 열정 하나로 무작정 산에 올랐습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다 초반 10분은 앞서가는 듯했으나, 20분이 지나자 어르신은 시야에서 사라졌고, 점점 숨이 가빠지기 시작했습니다. 괜한 욕심을 부렸다는 후회가 밀려왔고, 작년에 다친 허리까지 성치 않아 후회는 더욱 크게 다가왔습니다. 약 200m 지점에 다다랐을 때, 숨이 턱까지 차올라 더 이상 버틸 수 없었습니다. 모란각 삼거리를 지나 30분 만에 도착한 제1 전망대 **'문지(門址)'**에서 10여 분간 땀을 식히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인생길과 같은 산길

잠시 후 앞서가던 두 중년과 함께 팔각정까지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산길은 마치 인생길과도 같았습니다. 햇볕이 뜨겁게 내리쬐는 구간이 있는가 하면, 시원한 나무 그늘 사이로 난 길도 있었습니다. 약 1시간을 걸어 도착한 팔각정 정자에서 10여 분간 쉬었습니다. 한낮에 준비 없이 올랐던 터라 욕심을 버리고 서둘러 하산하기로 했습니다. 젊을 때처럼 정상 정복 욕심은 내지 않기로 다짐하며 출발 지점에 도착하기까지는 45분 정도가 걸렸습니다.

뜻밖의 깨달음
그런데 내려올 때는 올라갈 때 보았던 모란각 삼거리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가 잘 안다고 생각하는 일들도 뜻대로 되지 않듯이, 등산 역시 마찬가지인 것을 깨달은 하루였습니다. 쉽게 생각하고 덤볐던 산행이었지만, 그만큼 많은 것을 배운 하루였습니다. 차에 산에 갈 가방과 신발을 항상 준비해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