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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 서울식물원 나들이, 모처럼만의 휴식, 완연한 가을

by 라바김 2025. 9. 13.

 

서울 마곡의 서울식물원에서 가을 나들이를 즐겼습니다. 
열대관과 지중해관, 스카이워크까지 둘러본 하루. 
연꽃 풍경과 축제 현장까지 함께 느껴보세요.

 

 

어제 밤에는 비가 엄청나게 쏟아졌다. 창밖을 내리치던 빗줄기를 보며 ‘주말에 과연 나들이를 갈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아침이 되자 거짓말처럼 비는 그치고 눈부신 햇살이 토요일을 맞이했다. 늦은 아점을 먹고 가까운 마곡나루역 서울식물원으로 향했다.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 요즘, 하늘은 높고 바람은 시원하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라 산책하기 좋은 계절이다. 마곡나루역 지하통로를 따라 걷는데 갑자기 쿵쿵 울리는 음악 소리가 들렸다. 가까이 가보니 MCT Festival이 열리고 있었고, 젊은 가수들이 노래를 부르며 사람들을 모으고 있었다. 주말 아침의 활기찬 풍경에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MCT festival 안내 포스터

 

지상으로 올라오니 파란 하늘과 탁 트인 공원이 눈앞에 펼쳐졌다. 초록빛 잔디밭이 드넓게 펼쳐져 있고 계절 꽃들이 군데군데 피어 있었다. 지난 초봄에 왔을 때는 잔디가 덜 자라 누런 기운이 많았는데, 지금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꽃은 조금씩 지고 있었지만 오히려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파란 하늘과 잔디밭

 

특히 연못 주변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활짝 핀 연꽃을 보기 위해 삼삼오오 모여들었고, 모두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찍기에 바빴다. 햇빛을 받은 연잎은 은은한 초록빛을 띠고, 그 위로 피어난 연꽃은 마치 한 폭의 수채화 같았다.

                                       

연꽃

 

서울식물원은 무료 구간과 유료 구간으로 나뉘는데, 우리는 무료 입장 대상이라 표를 받아 온실로 들어갔다. 먼저 열대관에 들어서니 습한 공기와 이국적인 향기가 코끝을 스쳤다. 평소 책이나 다큐멘터리에서만 보던 기묘한 열대식물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키가 몇 미터나 되는 나무, 알록달록한 꽃, 이름조차 알 수 없는 수많은 식물들이 신비로움을 자아냈다.

                                                                     화려한 꽃

 

이어 지중해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건조한 기후에서 자라는 선인장과 다육식물이 줄지어 있었고, 은빛 잎을 가진 올리브 나무도 만날 수 있었다. 잠시나마 지중해 어느 나라에 온 듯한 기분이 들어 마음이 설렜다.

 

다육식물과 선인장

 

 

온실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스카이워크였다. 유리로 된 길을 따라 천장을 가로지르며 식물을 내려다보는 순간, 마치 정글 한가운데 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아래로는 수련이 가득한 연못과 빽빽한 열대식물이 장관을 이루었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 신기한 듯 감탄하며 걸음을 옮겼다.

 

                                                                 스카이워크에서 내려다 본 풍경

 

서울식물원은 개관 초기보다 훨씬 안정된 모습이었다. 식물들이 제자리를 찾아 건강하게 자라고 있었고, 전시 공간도 한결 정돈되어 있었다. ‘이제는 제대로 자리를 잡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온실을 둘러본 뒤 밖으로 나와 근처 맨무사라는 식당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었다. 소박하지만 따뜻한 한 끼가 산책의 피로를 달래주었다.

식당을 나와 다시 공원 쪽을 지나니, 아침에 보았던 MCT Festival이 여전히 진행 중이었다. 이번에는 무대 위에 어린이들이 올라 춤 경연을 펼치고 있었다. 부모님들의 환호와 박수 소리에 아이들은 더욱 신나게 춤을 추었고, 그 활기찬 모습이 주변까지 밝게 물들였다.

어린이들의 춤 경연

 

그렇게 하루의 나들이를 마치고 귀로에 올랐다. 돌아오는 길, 발걸음은 가볍고 마음은 한결 여유로웠다.


🌼 마무리 소감

서울식물원은 단순히 식물을 전시하는 공간을 넘어, 도심 속에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소중한 쉼터다. 계절마다 다른 풍경과 식물을 만날 수 있어 몇 번을 찾아도 새로운 즐거움이 있다. 오늘은 가을 하늘 아래 싱그러운 바람을 맞으며, 책에서만 보던 다양한 식물들을 직접 볼 수 있었던 뜻깊은 하루였다.

앞으로도 계절이 바뀔 때마다 다시 찾아 변화하는 풍경을 기록해보고 싶다.